“구독료 없인 풀 기능 못 써”…테슬라·벤츠, 자동차 ‘서브스크립션 시대’ 본격화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가 CES 2026에서 엔비디아(NVIDIA)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도심 자율주행 시스템 ‘MB.DRIVE ASSIST PRO(이하 DAP)’의 구체적인 이용 가격과 서비스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자동차 제조사가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이젠 자동차가 더 이상 ‘한 번 사면 끝’이 아니다. 테슬라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도 주요 기능을 소프트웨어 구독제로 전환하며, 자동차 산업의 ‘서브스크립션 시대’가 본격 열렸다. 소비자들은 차를 사도 풀 기능을 쓰려면 매달 또는 매년 돈을 내야 하는 구조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는 “하드웨어는 일회 구매, 소프트웨어는 지속 과금” 모델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 메르세데스-벤츠: “가속 페달까지 구독”
메르세데스-벤츠가 발표한 신규 시스템 DAP의 미국 시장 출시 가격은 3년 이용권 기준 3,950달러(한화 약 530만 원)다. 이는 경쟁 모델인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가 일시불 기준 약 8,000달러, 월 구독료 99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강력한 도심 주행 보조 기능을 제공하여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벤츠는 고객 편의를 위해 향후 월간 및 연간 구독 요금제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DAP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추론형 AI ‘알파마요(Alpamayo)’를 두뇌로 삼아, 주차장에서 목적지까지 교차로 통과, 신호등 인식, 보행자 회피 등을 수행하는 레벨 2++ 수준의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 기능을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2026년 1분기 미국에 출시되는 신형 CLA 모델에 가장 먼저 탑재되며, 유럽을 거쳐 올해 하반기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상륙할 예정이다.
▪️테슬라: FSD·프리미엄 커넥티비티·가속 부스트까지 구독제
테슬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독 모델을 선도해왔다. 2026년 현재 주요 구독 항목은 다음과 같다.
- FSD(Full Self-Driving) Supervised: 월 99달러(약 13만 원) 또는 연 999달러. 자율주행 핵심 기능. 일회 구매 옵션(1만 5,000달러)은 여전히 있지만 구독 전환이 늘고 있다.
-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월 9.99달러. 실시간 교통·위성 지도·스트리밍 음악·웹 브라우저 등.
- 가속 부스트(Acceleration Boost): Model 3 RWD 기준 일회 2,000달러 구매 또는 월 구독 옵션 신설(2025년 말부터).
- 로보택시 네트워크 참여: FSD 구독자만 가능. 차 주인이 로보택시로 수익 창출 시 테슬라 수수료 30%.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는 CES 2026 인터뷰에서 “자동차는 스마트폰처럼 계속 진화해야 한다. 구독이 그 진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BMW·포드·GM도 줄줄이 구독제 확대
- BMW: 히티드 시트·스티어링휠·어댑티브 크루즈 등 월 구독(국가별 상이).
- 포드: BlueCruise 자율주행 월 49.99달러.
- GM: Super Cruise 연 25달러 옵션.
▪️ “수익 구조 재편, 소비자 부담 증가”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으로 초기 판매 마진이 줄자 구독 모델로 수익을 보완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자동차 소프트웨어·서비스 시장은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소비자단체들은 “기능 잠금 해제는 소비자 권리 침해”라며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자동차 구독제 약관 심사 강화” 방침을 밝혔다.
▪️ “구독 없인 풀 기능 못 쓰는” 시대
2026년 CES에서 현대차·기아도 일부 ADAS·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구독 옵션으로 제시하며 트렌드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신차 구매 시 기본 가격은 낮아지지만, 풀 옵션 사용 시 TCO(총소유비용)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전기차·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으로 초기 판매 수익이 줄자, 구독 모델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다만 기본 가격 인하와 달리 풀 기능 이용 시 총소유비용(TCO)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단체와 규제 당국의 반발도 거세지며 제도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계속 과금되는 제품’으로 바뀌는 전환점에서, 소비자 선택과 권리 보호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 번 사서 오래 타는” 전통적 소유 개념이 변화하고 있으며 업계와 소비자 간 힘겨루기가 자동차 산업의 다음 국면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Welaunch 김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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