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Washing” 논란 속 기업가치 2조 Builder.AI 파산…허상에 기댄 AI 스타트업의 몰락
2016년에 설립된 영국의 대표 유니콘 AI 스타트업 빌더.AI(Builder.ai)가 최근 공식적으로 파산을 선언하면서, AI 기술 과장 마케팅, 이른바 ‘AI 워싱(AI Washing)’ 논란이 다시 한 번 업계 전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빌더.AI의 몰락은 단순한 기업 실패를 넘어, AI 붐을 타고 무분별하게 확산된 허위 기술 홍보와 투자 과열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 “AI가 만든다”던 앱, 실제로는 700명 인력의 수작업
빌더.AI는 AI가 자동으로 앱을 만들어준다는 혁신적 콘셉트로 15억 달러(약 2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와 마이크로소프트, 카타르 투자청(QIA) 등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실제 빌더.ai의 핵심 기술은 대부분 인도 등지의 700여 명 엔지니어가 직접 코딩하는 수작업에 의존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직원들은 “AI는 없었다. 모두 사람이 했다”고 증언했고, 회사가 내세운 AI 플랫폼 ‘Natasha’는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 허위 매출·회계 조작…투자자 신뢰 무너져
기술 과장에 그치지 않고, 빌더.ai는 매출도 300% 이상 부풀려 투자자와 시장을 속였다. 2024년 매출을 2억 2,000만 달러로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5,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외부 감사에서 드러났다. 인도 소셜미디어 기업 버스(VerSe Innovation)와의 ‘라운드 트리핑’ 거래 등으로 허위 매출을 쌓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같은 회계 조작과 재무 부실로 인해 주요 채권자인 Viola Credit이 3,700만 달러를 회사 계좌에서 회수했고, 결국 빌더.ai는 미국, 영국, 인도 등에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 AI 워싱(AI Washing) 논란…산업 전반에 경고음
빌더.AI 사태는 AI 워싱, 즉 실제 기술력과 무관하게 ‘AI’라는 이름만으로 투자와 고객을 유치하는 관행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빌더.AI는 “앱의 80%가 AI로 만들어진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전통적인 아웃소싱 기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AI 업계의 신뢰에 큰 타격을 남겼다. 블룸버그 등은 이번 사례를 “AI 붐 이후 최대의 스타트업 몰락”이라 평가하며, AI 스타트업의 기술력 검증과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 업계·투자자, “실체 없는 AI 마케팅 경계해야”
빌더.AI의 몰락은 AI 시장의 과열과 과장 마케팅, 그리고 실체 없는 기술 홍보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전문가들은 “AI 혁신의 진정한 가치는 투명성과 신뢰에서 비롯된다”며, 투자자와 규제 당국이 AI 기업의 실질적 기술력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검증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사태는 AI 산업이 ‘허상’이 아닌 ‘실체’ 위에서 성장해야 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경고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Welaunch 김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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