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기업가치 오픈AI 넘었다… IPO 전 '650억 달러'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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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IPO)을 앞둔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패권 경쟁이 극치로 치닫는다. 챗GPT의 대항마 '클로드(Claude)'를 만드는 앤트로픽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숙적 오픈AI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AI 스타트업 왕좌에 올랐다.
현지시간 28일, 앤트로픽은 650억 달러(약 89조 원) 규모의 시리즈 H 투자 라운드를 최종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앤트로픽의 포스트 머니(투자 후) 기업가치는 무려 965억 달러(약 132조 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지난 3월 852억 달러의 가치로 122억 달러를 유치했던 오픈AI의 기록을 단숨에 뛰어넘은 수치이다.
이번 라운드는 얼티미터 캐피털(Altimeter Capital), 드래고니어, 그린옥스, 세쿼이아 캐피털 등이 주도했으며 블랙스톤, 피델리티 등 월가의 초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자금 유치 과정은 그야말로 '쩐의 전쟁'이었다.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한 기관 투자자는 크리슈나 라오(Krishna Rao) 앤트로픽 CFO와 미팅 주선권을 따내기 위해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 투자를 먼저 확약하겠다고 제안했을 정도다.
이번 투자의 가장 큰 특징은 하드웨어 공급망과의 '혈맹' 구축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Micron)이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이번 라운드에 전격 합유했다. 아마존의 50억 달러를 포함한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기존 확약 자금 150억 달러도 이번 라운드에 최종 통합되었다.
앤트로픽은 확보한 자금을 컴퓨팅 인프라 확장에 올인할 계획이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아마존과 5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구글·브로드컴의 차세대 TPU 인프라, 그리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의 초거대 데이터센터인 '콜로서스(Colossus)' GPU 연산 자원까지 확보하며 인프라 병목 현상을 정면 돌파하고 있다.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을 비웃듯, 앤트로픽은 압도적인 재무 지표를 증명해 냈다. 이달 초 앤트로픽의 연간 반복 매출(Run-rate Revenue)은 470억 달러(약 64조 원)를 돌파했다. 기업용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의 전 세계적인 흥행 덕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트로픽이 매출 130% 성장을 기록하며 조만간 AI 스타트업 중 최초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투자 유치 발표와 동시에 베일을 벗은 차세대 모델 '클로드 오푸스 4.8(Claude Opus 4.8)'은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기 충분하다. 오푸스 4.8은 자율적인 업무 수행(Agentic Tasks)과 전문 코딩 능력에서 업계 최고점을 경신했다. 특히 AI의 고질병인 환각(거짓말)을 스스로 잡아내고 사용자에게 불확실성을 먼저 고백하는 '솔직함(Honesty)과 자가 수정'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아울러 보안 우려로 일부 파트너에게만 제한 공개했던 초강력 사이버 보안 모델 '미토스(Mythos)' 급의 엔진도 수 주 내에 시장에 전면 개방할 방침이다.
앤트로픽의 이번 650억 달러 수혈은 상장 전 진행하는 사실상 마지막 사모 펀딩이다. 이제 무대는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옮겨간다. 오픈AI가 수일 내에 비밀리에 상장 예비 심사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xAI 통합 법인) 역시 몸값 2조 달러를 목표로 750억 달러 규모의 상장 전 조달을 진행 중이다.
"클로드의 혁신이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기업들의 대규모 도입을 이끌고 있다"는 브래드 거스너 얼티미터 CEO의 평가처럼, 앤트로픽은 기술의 '실용성'과 '안전성'을 무기로 판도를 뒤집었다. 실탄 장전을 마친 AI 거물들이 동시에 기업 공개를 추진하는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자본 시장의 역사적인 패권 재편이 시작된다.
Welaunch 김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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