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AI, 8천2백억 시리즈 D 유치…기업가치 3.8조원 ‘글로벌 유니콘’ 등극
-시스코·국민성장펀드 등 국내외 기관 참여…2세대 추론 칩 ‘레니게이드(RNGD)’ 양산 체제 확립
-삼성SDS·LG그룹 실전 도입으로 엔터프라이즈 검증 완료…180W 저전력으로 엔비디아 대항마 급부상
-브로드컴과 손잡고 2나노·HBM4 기반 ‘3세대 칩’ 개발 착수…글로벌 AI 추론 인프라 패권 정조준
한국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퓨리오사AI(FuriosaAI)가 6억 2,000만 달러(약 8,500억 원) 규모의 대형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포스트 머니 기업가치 29억 달러(약 4조 원)를 인정받았다고 29일 밝혔다. 독자 개발한 2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RNGD)’의 상용 양산과 대기업 실전 배치를 계기로 단순한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퓨리오사AI의 이번 투자 라운드는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공룡 시스코의 벤처 투자 조직인 시스코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인피니텀, 제리코 캐피털, 네오포트 홀딩, 쿼다 캐피털, 월드라인 캐피털 등 유수의 해외 전략·재무적 투자자들이 대거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국가 정책 펀드인 국민성장펀드가 약 2억 8,000만 달러(약 3,700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며 앵커 역할을 맡았으며, 한국수출입은행, 유암코(UAMCO), 한화자산운용이 신규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네이버벤처스, DSC인베스트먼트, KDB캐피탈, 한국산업은행(KDB),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초기 시드 단계부터 동행해 온 주요 기존 투자자들도 후속 베팅을 단행했다.
퓨리오사AI의 몸값이 수직 상승한 핵심 배경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독점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실질적 양산 체계’와 ‘전력 효율성’을 동시에 입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상용 대량 양산에 돌입한 레니게이드(RNGD)는 180와트(W) 수준의 공랭식 PCIe 카드 형태로 설계되어, 추가적인 고비용 냉각 설비 개조 없이 기존 데이터센터 서버 랙과 전력 환경에 즉시 장착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췄다. 8장의 카드로 구성되는 ‘NXT RNGD 서버(4U, 3kW)’는 엔비디아 RTX PRO 6000과 동급의 처리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1킬로와트(kW)당 동시 수용 사용자 수를 2배로 끌어올려 데이터센터의 총소유비용(TCO)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실전 엔터프라이즈 공급 레퍼런스도 가시화됐다. 퓨리오사AI는 올해 2만 장의 RNGD 카드 생산을 확정 지은 데 이어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사전 확보해 오는 2027년 생산량을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삼성SDS는 RNGD 기반의 서비스형 NPU(NPU-as-a-Service)를 공식 출시했고, LG그룹 계열사들도 온프레미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에 RNGD를 실전 구축해 젬마 4, 통이치원(Qwen 3.8-27B) 등 최신 오픈 웨이트 모델들을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성능과 효율성의 원천은 퓨리오사AI가 독자 개발한 ‘텐서 축약 프로세서(TCP)’ 아키텍처다. 고정된 2차원 행렬 연산에 묶여 있는 기존 GPU와 달리, 고차원 텐서 축약을 하드웨어와 전용 컴파일러의 기본 처리 단위로 구현해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낭비되는 전력을 원천 차단했다. 이달 초 공개된 최신 SDK 2026.4 버전에서는 프리필과 디코드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배칭과 프리픽스 캐싱 기술을 적용해 18개 모델의 와트당 토큰 생성 효율을 극대화했으며, 오픈소스 모델인 gpt-oss-120B의 경우 전 세대 대비 효율이 138% 급등했다. 파이토치(PyTorch) 네이티브 지원을 통해 개발자가 기존 코드를 뜯어고칠 필요 없이 즉시 배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편의성까지 확보했다.
퓨리오사AI는 이번에 확보한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글로벌 판매망을 공격적으로 넓히는 동시에, 차세대 AI 패권을 겨냥한 ‘3세대 칩’ 개발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 강자인 브로드컴(Broadcom)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에 착수한 3세대 프로세서는 고도화된 에이전틱 AI 모델 연산을 겨냥해 2나노미터(nm) 미세 공정, 멀티 다이 설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및 HBM4E를 전면 탑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전력망 포화와 AI 추론 비용 급증이 맞물린 국면에서 퓨리오사AI가 거둔 상용화 성과가 국내 팹리스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고 평가한다. 학습 단계의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넘어 실제 서비스 운영을 위한 고효율 추론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기술 실증을 끝내고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안착한 퓨리오사AI가 엔비디아의 아성을 위협할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Welaunch 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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