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인도 IT 아웃소싱 계약 트렌드…시간 과금에서 성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 인도 IT 아웃소싱 산업의 계약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시간·자재(T&M) 방식이나 고정가 계약 대신,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성과에 연동된 ‘아웃컴 기반(outcome-based)’ 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고객사들은 AI로 생산성이 높아진 만큼 더 낮은 비용에 더 많은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와 비즈니스 스탠더드 등에 따르면 TCS, 인포시스, 위프로, HCL테크, 코그니전트 등 주요 인도 IT 기업들은 계약 모델을 재편하고 있다. TCS의 경우 재무·인사 등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계약의 약 80%가 성과 지표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AI가 본격화된 2023년 말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코그니전트는 BPO 계약의 45%를 아웃컴 기반으로 체결하고 있다.
고객사들은 AI로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기존처럼 ‘투입된 인원 수’나 ‘작업 시간’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대신 티켓 감소율, 평균 해결 시간 단축, 기술 부채 감소, 생산성 향상 등 구체적 지표에 비용을 연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테크 마힌드라가 최근 의료 부문에서 체결한 계약은 티켓 40% 감소, 해결 시간 20% 단축, 기술 부채 30~35% 감소 등을 성과 조건으로 내걸었다.
불확실성 증가로 계약 기간도 짧아지는 추세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다년 계약을 꺼리고, 성과를 확인한 뒤 확장하는 방식의 짧은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일부 업무는 고객사가 AI를 활용해 내부로 가져가면서 아웃소싱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과거 인도 IT 기업들이 대형 계약을 따내는 데 유리했던 ‘대규모 인력’ 이점도 약해지고 있다. AI가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중소·중견 업체들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대형 업체들은 인력 증가 없이 매출을 유지하거나 소폭 성장하는 ‘딜 리치, 잡 라이트(deal-rich, job-light)’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동시에 AI 관련 매출은 성장세다. 인포시스는 AI 업무가 전체 매출의 8%를 넘었다고 밝혔고, TCS의 AI 연환산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유지보수(ADM) 등 기존 수익 모델은 압박을 받고 있다.
인도 IT 아웃소싱은 ‘사람을 많이 투입해 시간을 파는’ 모델에서 ‘AI를 활용해 성과를 파는’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 아웃컴 기반 계약은 고객과 공급자 모두에 리스크를 분산시키지만, 성과 측정 기준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도 키운다.
앞으로 인도 IT 기업들은 AI 플랫폼과 도메인 전문성을 강화해 비선형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AI가 비용 절감 도구를 넘어 새로운 서비스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계약 구조가 진화할지가 산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Welaunch 김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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