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오스카 캠페인 돌입...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4명 모두 연기상 후보로
-제99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韓 대표 출품작 공식 선정…베니스 심사위원대상 등 후광
-작품상·감독상·각본상 이어 남녀 주·조연 연기상 4개 부문 전방위 공략…본상 낭보 정조준
-크리스토퍼 놀란·마틴 맥도나 신작 등 쟁쟁한 경쟁 구도 속 넷플릭스 글로벌 배급망 총가동
넷플릭스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Possible Love)’을 앞세워 제9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전방위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K-무비의 오스카 무대에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의 막강한 프로모션 화력이 결합되면서 글로벌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화계와 외신에 따르면, ‘가능한 사랑’은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한국 영화 대표 출품작(국제장편영화상 부문)으로 공식 선정됐다. 넷플릭스는 이를 발판 삼아 국제장편영화상은 물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과 더불어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상 전 부문까지 아우르는 대대적인 오스카 캠페인을 전격 가동했다.
극 중 미옥 역을 맡아 처연하면서도 강인한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낸 전도연을 여우주연상(Best Actress) 후보군으로, 남편 호석 역으로 해고 노동자의 깊은 상처와 고뇌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설경구를 남우주연상(Best Actor) 후보군으로 전면에 배치했다. 여기에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로 분해 날카로운 계급적 긴장감을 불어넣은 조인성(상우 역)과 조여정(예지 역)을 각각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과 여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ress) 후보로 출품하며 앙상블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가능한 사랑’이 마주한 본상 레이스의 경쟁 구도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다. 우선 전도연이 노미네이트를 겨냥하는 여우주연상 부문은 영화제 호평을 바탕으로 가장 유력한 1위 후보로 꼽히는 ‘더 데뷔’의 줄리안 무어와 제83회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볼피컵)을 거머쥔 ‘어느 미지의 여인’의 마틸데 아르셀이 강력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북미 비평가 그룹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더 리버레이션’의 베테랑 캐리 쿤,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옵세션’의 인디 나바레트, 코미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호평받는 ‘디 인바이트’의 올리비아 와일드 등이 포진해 박빙의 승부를 예고한다.
설경구가 후보로 올라갈 남우주연상 부문 역시 할리우드 거장들의 신작 주연들과 국제 영화제 수상자가 맞부딪치고 있다. 제83회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압도적 프론트러너로 떠오른 ‘와일드 호스 나인’의 존 말코비치를 필두로, 생애 첫 오스카 주연상 수상 여부로 화제를 모으는 톰 크루즈의 디거(Digger),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신작 ‘오디세이’의 타이틀롤을 맡은 맷 데이먼, 대형 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라이언 고슬링 등 굵직한 스타들이 버티고 있다.
조연상 부문도 유력 작품상 후보작들의 앙상블 캐스트들이 강력한 대항마로 나섰다. 조인성이 경쟁하는 남우조연상에는 ‘더 데뷔’로 독주 체제를 구축한 폴 지아마티를 비롯해 ‘와일드 호스 나인’의 샘 록웰, ‘디 인바이트’의 에드워드 노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여정이 출격하는 여우조연상 부문 역시 ‘디 인바이트’와 ‘라 볼라 네그라’로 동시 주목받는 페넬로페 크루즈,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산드라 휠러, ‘오디세이’의 앤 해서웨이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서도 격돌이 불가피하다. 이번 시즌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가 유력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작 ‘오디세이’와 마틴 맥도나 감독의 블랙 코미디 스릴러 ‘와일드 호스 나인’이 작품상 선두권에서 격돌한다. 특히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서는 베니스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덴마크 대표 출품작 ‘어느 미지의 여인(마이 엘-투키 감독)’이 ‘가능한 사랑’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며,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넷플릭스의 또 다른 기대작 ‘라 볼라 네그라(하비에르 암브로시·하비에르 칼보 감독)’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가능한 사랑’의 경쟁력은 이미 유수의 영화제를 통해 검증을 마쳤다. 제83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 수상에 이어 제51회 토론토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에버트 감독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했다. 직장에서 해고된 노동자 부부와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마주하는 계급적 간극과 욕망을 집요하게 파고든 이번 작품은 이창동 감독 특유의 문학적 깊이와 날카로운 사회적 시선이 집대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넷플릭스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에 이어 비영어권 영화로 다시 한번 오스카 정상을 노리는 가운데, 강력한 경쟁작들을 뚫고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본상 무대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Welaunch 서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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