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월가 암초에 직면…오픈AI 펀딩 목표 100억 달러 축소
-오픈AI 투자 유치 목표치 300억 달러서 200억 달러로 하향…투자 심리 냉각에 기업가치 눈높이 조정
-메타, AI 설비투자 폭증으로 13년 만에 잉여현금흐름 적자 전환…S&P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강등
-빅테크 ‘천문학적 지출’ 대비 ‘더딘 수익화’ 괴리 심화…장밋빛 기대 걷히고 가혹한 현금 창출력 검증대 진입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던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AI 불패 신화’가 마침내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생성형 AI의 간판주자인 오픈AI가 차기 대규모 투자 유치 목표액을 100억 달러가량 대폭 낮추며 몸을 사린 데 이어, 공격적인 AI 투자를 감행해 온 메타 플랫폼스(Meta)마저 잉여현금흐름(FCF) 적자와 함께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받으면서다. 끝없이 치솟던 컴퓨팅 인프라 투자 비용에 비해 실질적인 현금 수익화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자본 시장의 시선이 ‘성장 기대’에서 ‘재무 건전성과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냉혹한 검증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금융권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진행 중인 신규 펀딩 라운드의 조달 목표 금액을 당초 최대 30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AI 테마주 전반의 변동성 확대와 대규모 연산 비용 소진(Burn Rate)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자금 유치 눈높이를 스스로 낮춘 것이다. 내부 투자자 문서에 따르면 오픈AI의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 적자 전망치는 약 2,78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천문학적인 컴퓨팅 연산 및 데이터 확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향후에도 지속적인 외부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상장(IPO)을 앞두고 무조건적인 밸류에이션 확장을 고수하기 어려워진 펀딩 환경을 여실히 드러낸다.
빅테크의 자금 사정도 경고등이 켜지기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메타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전격 하향 조정했다. S&P는 메타의 공격적인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인프라 자본지출(Capex) 폭증으로 인해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21억 2,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서며 13년 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한 점을 핵심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막대한 AI 지출 대비 광고와 신사업을 통한 수익 회수가 지연될 경우, 오는 2027년까지 부채비율이 등급 강등 요건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가 실적 발표를 통해 핵심 사업의 견조함과 장기적인 투자 당위성을 강조했으나 시장의 불안감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두 상징적 기업의 균열은 AI 생태계 전반의 거시적 패러다임 변화를 시사한다. 지난 수년간 시장은 최첨단 모델 개발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 경쟁에 무제한적인 프리미엄을 부여해 왔으나, 이제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실제로 얼마를 남길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했다. 최근 경쟁사인 앤트로픽이 기업공개(S-1) 서류를 준비하며 상반기 기준 현금흐름 흑자 전환과 가파른 매출 성장을 입증한 반면, 적자 폭이 누적되는 오픈AI와 현금 창출력에 타격을 입은 메타의 엇갈린 행보는 자본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한층 가혹해졌음을 보여준다.
월가 전문가들은 AI 붐이 끝났다기보다는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과 막연한 기술 낙관론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진단한다. 고금리 환경과 맞물려 주주들의 마진 방어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현금 유입 없이 외부 자본에만 의존하는 모델 개발사들과 설비투자로 마진을 갉아먹는 빅테크들은 앞으로 가혹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AI 상용화의 다음 장은 성능 경쟁이 아닌, 지속 가능한 단위 경제성과 재무적 회복력을 증명하는 기업들만이 살아남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Welaunch 김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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