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피지컬 AI로 확장... '모델 하드웨어 표준(MHS)’ 공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AI 에이전트가 화면과 소프트웨어를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기기를 직접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규 표준 규격인 ‘모델 하드웨어 표준(MHS, Model Hardware Standard)’을 공개하고 리서치 프리뷰를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MHS는 현미경, 액체 핸들러(Liquid Handler), 로봇 팔, 양자 컴퓨터 내부 장비 등 프로그램 제어가 가능한 하드웨어와 AI 에이전트가 직접 소통하고 작동하도록 돕는 공통 인터페이스다. 기존 실험실이나 제조 시설에서는 각기 다른 제조사의 기기들을 연동하는 데 수주에서 수개월의 맞춤형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했으나, MHS를 적용하면 이를 수 시간 또는 수 분 단위로 단축할 수 있다.
MHS의 핵심은 컴퓨터와 물리 장치 간 통신을 중계하는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드라이버다. ‘읽기’, ‘쓰기’ 등 단순한 기본 명령어로 기기 상태를 조회하고 설정을 변경할 수 있으며, 기기의 물리적 특성과 안전 작동 한계를 자연어로 정의해 AI 에이전트가 처음 접하는 장비라도 안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 현장 실증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냈다. 제넨텍(Genentech) 연구진은 클로드(Claude)와 MHS를 결합해 액체 핸들러와 로봇 팔, 플레이트 리더기를 연동해 단백질 분석 실험을 자율 수행했다. 카네기멜론대학교(CMU) 연구팀은 3대의 컴퓨터에 분산된 이종 실험 장비를 약 8시간 만에 연동해 기존 대비 실험 속도를 3배가량 끌어올렸다. 워싱턴대학교와 HHMI 자넬리아 연구소 등에서도 로봇 팔과 분석 장비를 연동해 자동화 실험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검증했다.
MHS는 특정 LLM(거대언어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모델 애그노스틱(Model-Agnostic)’ 구조를 채택했다. 자체 프로토콜인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물론 일반 API 및 CLI(명령줄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다양한 AI 에이전트가 MHS 기반 장비를 제어할 수 있다. 2024년 공개된 MCP가 AI와 디지털 데이터·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표준이었다면, MHS는 AI와 물리 기계를 직접 연결하는 하드웨어 표준 레이어 역할을 맡는다.
앤트로픽은 초기 파트너사들과 함께 안전성 평가 및 피지컬 AI 가이드라인을 확립한 뒤, MHS 규격을 전면 오픈소스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텍스트 생성과 소프트웨어 자동화에 머물던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공장, 연구실, 제조 현장 등 현실 물리 세계로 본격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Welaunch 김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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