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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천달러 ‘AI 직원’ 구독모델의 탄생… B2B AI 에이전트 오르고(Orgo.ai)
"고객은 토큰도, 모델도, 인프라도 만질 필요가 없다. 그저 자신의 회사를 잘 아는 디지털 직원이 매주 똑똑해지는 것을 지켜보면 끝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지만, 전 세계 기업의 99%는 이를 비즈니스에 어떻게 이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거대한 기술 진화 속도와 실제 기업들의 도입 속도 사이의 거대한 '회색 영역(Gap)'을 포착해, 홀로 월 수천만 원의 고정 매출을 올리는 1인 창업가(솔로프리너)가 등장해 글로벌 IT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레그 아이젠버그의 'The Startup Ideas Podcast'에 출연한 오르고(Orgo.ai) 공동 창업자 겸 Head of Growth(성장 총괄)인, 닉 바실레스쿠(Nick Vasilescu)는 고객 한 곳당 월 5,000달러(한화 약 650만 원) 이상을 받으며 B2B AI 에이전트를 구축·운영해 주는 1인 사업의 실전 노하우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오르고는 AI 모델이 '챗봇'의 한계를 넘어 사람처럼 PC 화면을 보고 제어하는 '컴퓨터 유즈(Computer Use)' 기술을 위한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술 장벽 뒤에 숨은 거대한 아웃소싱 시장을 공략해 'AI 에이전트의 상품화'를 이뤄낸 그의 전략은 고도화된 LLM 시대를 살아가는 1인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AI 기술'이 아닌 '디지털 직원'을 판다
닉 바실레스쿠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이 겪는 모든 기술적 마찰을 제로(0)로 만드는 무제한 오퍼(Offer) 설계에 있다. 그는 철저하게 고객의 언어로 접근한다.
닉은 시장에 진입할 때 '무제한 에이전트, 무제한 사용량, 모니터링, 보안, 지속적 개선'을 모두 포함해 월 5,000달러라는 단순하고 명확한 가격을 제시한다. 고객은 토큰(Token)이나 인프라, 크레딧 잔여량을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토큰'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마법은 깨지고 가격 저항이 생긴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또한, 고객은 처음에 100개의 에이전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잘 세팅된 1~2개로도 충분한 가치를 느끼므로, 무제한 오퍼를 던져도 실제 발생하는 토큰 비용은 완벽히 통제 가능 범위 내에 있게 된다.
특히 그는 철저하게 'AI 에이전트'가 아닌 'AI 직원(Digital Employee)'이라는 직관적인 개념으로 세일즈한다. 가령 에이전트에 '미아(Mia)'라는 이름을 붙이고 전용 이메일 계정을 개정해 주어, 고객이 실제 비서를 고용한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초기 진입 업종으로 규제가 엄격한 헬스케어나 금융은 철저히 배제된다. 대신 마케팅 에이전시, 로펌, 보험 대리점, 제조업, 도매업, 부동산 중개업이 핵심 타깃이다. 이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싶어 하는 레거시 산업으로, 내부에 풀스택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 하는 갈증이 크다.
업종을 막론하고 의사결정자(임원)들의 본질적인 문제는 똑같다. 이메일, 미팅, 팔로업, 수많은 프로젝트 맥락 관리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닉은 임원진의 범용적 문제를 해결하는 공통 템플릿을 먼저 구축한 뒤, 그 위에 가사 전문 로펌이면 사건 관리/청구서 작성 등 '버티컬 특화 솔루션'을 얹는 방식으로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다.
1인 창업가를 100인 기업처럼 만드는 'AI 스택'
닉 바실레스쿠가 혼자서 수많은 기업의 인프라를 감당할 수 있는 비결은 '에이전트로 에이전트를 만드는' 고도의 자동화 파이프라인과 인프라 격리 전략에 있다.
이 비즈니스의 아키텍처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째, '개발 및 셋업 단계'에서는 클로드 코드나 코덱스 같은 데스크톱 앱을 코어 프레임워크로 활용한다. 이때 에이전트가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실시간 지식 주입 통로인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적극 연결한다. 퍼플렉시티와 Exa MCP를 통해 웹상의 최신 문서를 검색하고, 컨텍스트7 MCP로 깃허브의 최신 소스를 분석하며, X MCP를 활용해 실전 구축 베스트 프랙티스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셋업 프로세스를 자동화한다.
둘째, '운영 및 호스팅 단계'에서는 가상 컴퓨터(VM) 인프라인 오르고(Orgo.ai) 워크스페이스를 통해 고객별로 격리된 가상 환경을 배정한다. 이 격리된 컴퓨터 안에서 안정성이 높은 헤르메스 에이전트가 구동되며, 컴포지오를 통해 수천 개의 SaaS 앱 인증과 도구 호출을 대행한다. 여기에 고객사의 고유한 비즈니스 맥락을 담은 옵시디언 볼트의 마크다운 위키 파일들을 연동하여 지식 베이스를 공급한다. 메인 추론 모델로는 토큰 효율이 좋은 GPT-5.5를 사용하고 가벼운 작업에는 중국계 가성비 모델인 GLM 5.1을 조합해 마진을 방어한다.
셋째, '안정성 및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1인 운영의 한계를 시스템으로 극복한다. 에이전트와 메신저 플랫폼을 연결하는 다리가 끊어지면 자동으로 이를 감지해 복구하는 '워치독(Watchdog)' 프로세스를 상시 가동한다. 만약 에이전트의 내부 크론 잡이 깨지거나 기술적 오류가 발생하면, 에이전트 메일 시스템을 통해 창업자에게 즉시 메일 알림을 보냄으로써 고객이 문제를 인지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디버깅할 수 있는 무결점 운영 체계를 완성했다.
닉 바실레스쿠의 1인 비즈니스 방법론
"시간 절약"이 아닌 "출근하는 AI 직원"의 성과를 제안하라
B2B 세일즈의 성패는 오퍼의 언어 선택에서 갈린다. 시장에서 흔하게 소비되어 소비자들이 무뎌진 "시간을 몇 시간 절약해 드립니다"라는 모호한 효용성 메시지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대신 "당사의 비즈니스 결과와 매출, 실질적 성과를 이만큼 바꾸어 놓을 검증된 AI 직원을 즉시 출근시키겠습니다"라는 결과 중심의 언어로 제안해야 한다. 기술이나 시간 단위의 가치 산정이 아닌, 한 명의 고연봉 직원을 대체하거나 그 이상의 비즈니스 성과를 낸다는 직관적인 가치를 포지셔닝할 때 고객은 고액의 리테이너 비용을 저항 없이 지불한다.
여러 산업을 폭넓게 경험한 뒤 핵심 독점 영역으로 수렴하라
처음부터 아무런 데이터 없이 지나치게 좁은 특정 업종(슈퍼 니치)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 초기에는 디자인 씽킹의 원칙에 따라 규제 리스크가 적은 다양한 레거시 업종들을 대상으로 다발적인 프로젝트를 시도하며 시장의 반응을 '발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러 업종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굴리다 보면, 복잡해 보이는 비즈니스 이면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병목 구간과 국내 특유의 솔루션 수요(예: 국내 커머스 호스팅사 데이터 연동, 카카오톡 챗봇 연동 등)가 겹치는 교집합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 마찰이 가장 적고 마진율이 높으면서 시장 확장성이 큰 단 하나의 업종으로 강력하게 '수렴(쐐기 전략)'하여 해당 영역의 독점적 AI 공급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1회성 'SI 구축'을 넘어 '디지털 직원 리스' 구독 모델로 체질을 개선하라
국내 수많은 IT 외주 개발사와 프리랜서들은 여전히 기능이나 페이지 단위로 비용을 청구하는 SI(시스템 통합) 형태에 머물러 있어, 프로젝트가 끝남과 동시에 매출이 단절되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 한계를 깨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를 일회성으로 파는 노동 집약적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비용 인하우스 AI 개발에 부담을 느끼는 국내 중소 마케팅 대행사나 부동산 법인 등의 반복 업무(예: 카카오톡 알림톡 기반의 고객 팔로업, 제안서 초안 작성, 데일리 뉴스 모니터링 등)를 전담하는 에이전트를 세팅해 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월 300만~500만 원 선의 '리테이너(월 고정비) 계약'을 맺고 디지털 직원을 리스(Lease)해 주는 구독 형태로 비즈니스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 지속 가능한 1인 기업의 첫걸음이다.
속도에 민감한 한국 고객을 위해 48시간 내에 시각적 '아하 모먼트'를 선사하라
국내 B2B 고객들은 특히 성과 확인의 속도와 시각적 피드백에 극도로 민감하다. 계약 체결 후 실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몇 주씩 소요되면 신뢰가 급격히 무너지고 고객의 불안감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첫 온보딩 단계에서 요구사항의 범위를 트렐로(Trello) 같은 칸반 보드를 통해 한두 개로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그리고 계약 후 48시간 이내에 첫 번째 프로토타입 에이전트를 구동시켜, 화면을 직접 조작하며 일하는 모습을 룸(Loom) 영상이나 오르고(Orgo) 플레이그라운드로 시각적으로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이 초기 단계에서 강력한 마법(Aha-Moment)을 경험한 고객은 에이전트에 급격히 의존하게 되며, 이는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낳는다.
거대한 격차(Gap)가 만들어낸 1인 기업의 황금기
닉 바실레스쿠의 성공 사례는 단순히 'AI 기술을 잘 다루는 엔지니어의 성공담'이 아니다. 이는 기술의 폭발적인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고통받는 레거시 기업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마찰 없는 오퍼'로 패키징하여 해결해 준 비즈니스 모델의 승리다.
특히 2026년 현재 인프라 격리와 자동화 빌드가 가능한 오르고(Orgo), 컴포지오(Composio) 같은 에이전트 인프라 툴들이 고도화되면서 1인 창업가가 지닐 수 있는 레버리지의 크기는 과거 100인 규모의 기업 부서가 하던 일 그 이상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커졌다. 국내 중소기업/에이전시 시장 및 IT 솔로프리너 생태계에 매우 강력한 시사점을 던지는 대목이다.
수많은 국내 1인 창업자들이 단기 외주 단가 경쟁이나 취업 시장의 문턱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금, 닉이 보여준 'AI 직원 구독 모델'은 새로운 돌파구다. 시장의 거대한 기술 격차를 기회로 포착해 고객의 마찰을 제로로 만드는 포지셔닝에 성공한다면, 이제 국내에서도 단 한 명의 개인이 수억 원의 고정 매출을 올리는 '솔로프리너 거상'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다.
Welaunch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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