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플랫폼 '칼시(Kalshi)', 약 1.38조 투자유치 기업가치 55조로 상승
-세쿼이아·웰링턴 주도 시리즈 G 펀딩 완료…5개월 만에 기업가치 82% 수직 상승
-연간 거래대금 1조 달러 돌파 속 무기한 선물·원자재 확장…CME·ICE에 전면 도전장
-‘금융 혁신’ vs ‘불법 도박’ 사법 리스크 고조…유타주 검찰의 창업자 기소 등 규제 암초
미국의 대표적인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 플랫폼 칼시(Kalshi)가 400억 달러(약 55조 원)의 천문학적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0억 달러(약 1조 3,800억 원) 규모의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단순한 선거나 스포츠 경기 베팅을 넘어 무기한 선물과 원자재, 지수 상품까지 아우르는 정규 금융 거래소로의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면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 등 전통 월가 기득권을 위협하는 차세대 거래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칼시는 공식 채널을 통해 세쿼이아 캐피털과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공동 주도한 시리즈 G 라운드를 통해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코튜, 베일리 기포드, 캐피털G,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허드슨 리버 트레이딩, 발리아스니 등 대형 트레이딩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대거 합류했다. 불과 5개월 전 220억 달러 가치로 자금을 유치했던 칼시는 채 반년도 되지 않아 몸값을 82% 끌어올렸으며, 110억 달러 수준이던 2025년 말과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기업가치가 4배 가까이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투자자들의 열광을 이끈 동력은 폭발적인 실적 지표와 취급 상품군의 다변화다. 칼시는 플랫폼 내 누적 개설 계좌 수가 3,000만 개를 돌파했으며, 전체 예측 시장 거래량의 75%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예측 시장과 암호화폐, 원자재,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을 합산한 연간 환산 거래대금은 1조 달러(약 1,380조 원)를 넘어섰다. 단순 스포츠 베팅을 제외한 비스포츠 부문 연간 매출만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출시 석 달을 맞은 원자재 부문 거래 수수료는 연환산 1억 달러, 암호화폐 연간 거래량은 1,400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성장의 핵심 지렛대로 작용한 것은 파생상품 영역 진출이다. 칼시는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승인을 획득한 후 만기가 없는 고레버리지 금융 파생상품인 무기한 선물 시장에 진출해 불과 수개월 만에 50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를 끌어들이며 830억 달러의 거래량을 흡수했다. 여기에 지난달 기준 500여 곳에 달하는 기관 투자자가 참여해 마켓메이커 물량을 제외하고도 전체 거래량의 약 25%를 기관 자금이 차지하는 등 금융 인프라로서의 체급을 키웠다. 회사는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개별 주식 연계 무기한 선물과 컴퓨팅 비용 연동 상품, 자체 지수를 도입하고 유럽과 남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넓힐 계획이다.
하지만 가파른 외형 확장세 이면에는 존립을 뒤흔들 수 있는 사법 및 규제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예측 계약이 합법적 금융 파생상품인지, 교묘하게 포장된 온라인 도박인지에 대한 연방과 주 정부 간의 법적 공방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네바다주 법원이 칼시의 스포츠 및 정치 이벤트 계약에 대해 주 도박법 적용을 주장하며 거래 제한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최근 유타주 검찰총장은 불법 온라인 도박을 조장·홍보한 혐의로 칼시 법인과 최고경영진 2명을 형사 기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칼시 측은 연방 규제 기관인 CFTC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합법적 거래소이며 이용자 간의 시장 조성(P2P) 구조라는 점에서 카지노나 스포츠북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맞서고 있으나, 주정부 차원의 형사 소송과 반발은 규제 관할권을 둘러싼 장기전으로 번질 조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칼시의 4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이 혁신적 거래소 모델에 대한 자본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기업공개(IPO)의 성패는 도박 규제의 칼날을 넘어 전통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서의 법적 정당성을 얼마나 온전히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Welaunch 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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